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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기억하기-'정서'적 역사
관리자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2009-04-29 11:54:30, 조회 : 1,739, 추천 : 0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는 것이 감정이다. 분노도 마찬가지라서 최초엔 온몸에 전율이 일던 것도 시간과 함께 차츰 옅어지고 그렇게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지...정도로 남게 된다. 비록 그 분노가 매우 정당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또 아무리 격정적이었다 하더라도 처음의 느낌 그대로 남아 있을 순 없는 법이다.



이러한 감정의 옅어짐에 대해서 누군가는 아쉬워 하고, 누군가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누군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그 '누군가'의 입장은 항상 같지도 않으니 딱히 잘라서 어떤 반응이 가장 적절하다고 얘기하기도 쉽지가 않다.



더구나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그 분노를 계속 처음과 같은 상태로 유지하며 산다는 것도 지옥같은 일이기에, 굳이 항상 분노한 상태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분노도 그냥 시간이 흘러가는대로 또 그에 맞게 감정이 변화하는대로 두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니까 꼭 최초의 감정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다고 해서 최초에 분노를 느꼈던 그 느낌을 '이성'적으로 기억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말이다.



첫사랑에 대한 감정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서 첫사랑을 느낄 때의 감정에 대한 '이성적'인 '기억'까지도 의미가 없다고 할 필요는 없다. 비록 그때의 느낌을 다시 느낄 수는 없지만, 그때만큼 순수한 적은 없었다는 기억, 헤어짐이 마치 세상이 끝나버리는 것 같았다는 '기억'은 온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얘기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정당한 분노'의 사그라짐에 대해서 우리가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올바른 지침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침은 간단하다. 그냥 꼼꼼하게 잘 '기억'하는 것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잘 '기록'해야 한다. 감정 못지 않게 '기억'도 그다지 오래가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우선 잘 기록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기록을 할 때는 최대한 당시의 감정 상태에 대해서 세밀하게 기록을 해 둘 필요가 있다. 혹시나 나중에 '감정'은 완전히 잊혀지더라도 그 감정의 원인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특히 이러한 기록은 차후에 시간이 흘러 정당한 분노에 대한 평가를 할 때 매우 유용하다. 그 분노의 원인에 대해 벌을 주든, 아니면 용서를 하든 그것이 그저 '시간이 흘렀으니까'라는 막연하고 주술적인 방법이 아니라, 명확한 근거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러한 기록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역사'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그러한 기록이 빠져 있는 68혁명은 그저 몇일간 진행이 됐고, 몇명이 시위에 참석했고, 시위자와 진압경찰 각각 몇명이 부상당했으며, 집권세력의 변화가 어떠했는지...와 같은 수치의 나열에 그치게 된다. 이는 68혁명의 가장 큰 본질이 빠져 있는 억지스러운 숫자놀음에 그칠 뿐이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점 중에 하나는 '분노'와 달리 '환희'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 완벽하게 기록되어 지속적으로 되새김 된다는 점이다. 초고속 경제성장, 올림픽, 월드컵, 하여튼 그 모든 환희들에 대해서 '숫자'가 아니라(심지어는 숫자는 단 하나도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오로지 '감정'만으로 반복 또 반복하는 것이 매스컴이고, 그 무한반복에 지속적으로 노출  또 노출되는 것이 시청자다.



이것이 다름 아닌 '정서'적 역사다. 정서적 역사를 점잖은 말로 '역사관'이라고 한다.(물론 이는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굉장히 많은 논리적 조합으로 역사관이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설사 그렇게 만들어진다고 해도) 그 역사관을 수용하는 개인에게는 그저 '정서'적인 판단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올바른 역사관을 갖기 위해서는 당시의 '정서'에 대한 면밀한 기록이 필요하다. 그저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더듬어 보니 이러했더라...가 아니라, 당시의 여러가지 상황 속에서 정서의 주류와 비주류 혹은 그 외 다양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역사책들엔 이러한 '정서'가 잘 담겨있지 않다. 그것이 기록의 부재인지 혹은 역사를 기술할 때 논리적 조합의 치밀함에만 지나치게 신경을 써서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현실이 그러하다. 따라서 우리는 역사를 보면서도 당시의 시대에 놓여 있는 느낌(임장감)은 거의 가질 수가 없다. 마치 남의 일인냥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냥 느끼게 되고 연도와 연표만 열심히 외울 뿐이다.



'촛불 집회'에 대해서 감정적인 기록들이 얼마나 남겨져 있는지 문득 궁금해질 때가 있다. 당시의 정당한 분노들이 온전히 기억될 수 있을만큼 잘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혹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여러가지 비상식적인 일들에 대한 분노는 또 어떻게 기억될지도 궁금하다. 과연 제대로 기록이 남겨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잊혀지거나 또 다른 분노로 희석되어질 뿐인가.



혹은 누구는 계속 느껴서 진정성이 있고, 누구는 잘 못 느껴서 진정성이 없거나 사이비라고 편을 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역시 걱정 스럽다.



지식채널e를 만들면서 '정서'적 역사를 복원하기 위해서 많은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만약 rt가 부족하다고 판단이 되어지면 이미 시중에 널려 있는 이성적 역사에 대한 기록보다는 최대한 정서적 역사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시청자가 그 당시의 상황으로 던져진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시간이 아주 오래 흘러 '촛불 집회'에 대해서 어떠한 정서적 역사가 남겨지게 될까? 당신이 느꼈던 분노가 어떻게 평가되어질까? 혹시 우리는 이렇게 말하게 되는건 아닐까?



"내가 그때 느꼈던 것이 정말 분노였을까?"



우리는 기억에 대한 소홀함을 '추억'이란 말로 너무 많이 왜곡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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